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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호-[기획논문]한반도 안보상황 변화와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주변국(일중러)의 대 한반도 전략(박창희)



Ⅰ. 서론

1993년 3월 북한이 NPT를 탈퇴하면서 촉발된 제1차 북핵위기 이후 25년 동안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평창올림픽 이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2018년 3월 5일 김정은은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에게 군사적 위협 해소 및 체제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으며, 정전협정 65주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이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6월 12일 김정은과 트럼프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에 합의했다. 작년도 위기설이 맴돌던 한반도 안보환경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 종전선언,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환되고 있다.
물론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완전한 비핵화’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미사일 발사대를 해체하는 등 나름 변죽을 울리고 있지만 정작 핵을 포기하는 가시적 조치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조만간 그들의 핵을 해체하기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더라도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까지는 수년이라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으며, 지금까지 북한의 행태를 볼 때 그러한 합의가 이행 과정에서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기만전략에 의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부분적 비핵화’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반대로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존재한다. 이미 북한과 미국은 정상간 공동성명을 채택하여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도 있다.1) 북미가 조만간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고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을 채택한다면 비핵화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북한의 핵무기와 ICBM 상당수가 폐기되거나 반출될 수 있으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유엔의 대북제재 일부와 미국의 대북제재 일부가 해제되고 북미수교 및 평화협정 체결 프로세스가 시작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미국의 정치일정을 고려할 때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시작하여 트럼프 행정부 1기 임기가 완료되는 2020년까지 상당한 진척을 보일 수 있다.
북한이 과연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알 수 없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현재의 국면을 기회로 삼아 북한이 비핵화의 길에 나설 수 있도록 대내외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해주고 북한이 중국식 혹은 베트남식의 개혁개방에 나서 경제건설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향후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 북미관계와 북일관계를 개선하여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말처럼 쉽지 않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은 앞으로 동북아 안보지형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북한과 미국 뿐 아니라 주변국들의 첨예한 이해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체제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한반도 종전선언, 남북한 군비통제, 그리고 평화체제 구축 등의 문제가 논의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유엔사의 존속 여부, 주한미군의 필요성, 그리고 한미동맹의 성격을 규정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이해와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는 만큼, 주변국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가져올 동북아 세력균형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제각기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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